FAT
장비를 현장에 보내기 전, 제작사 공장에서 발주자·감리가 입회해 구매시방대로 만들어졌는지 확인하고 출하를 승인하는 시험. 여기서 잡지 못한 문제는 현장에서 몇 배의 비용으로 돌아온다.
한 줄 정의
장비를 현장으로 보내기 전에 제작사 공장에서 발주자·감리가 입회하여 구매시방대로 제작·동작하는지 확인하고 출하를 승인하는 시험.
어원과 표기
영어 Factory Acceptance Test의 머리글자다. 현장에서는 "팻 본다", "팻 리포트 왔냐"처럼 한 음절로 붙여 읽는다. 일본식 관행이 남은 사업장에서는 공장검사(工場檢査), 관급공사 문서에서는 공장입회검사라고도 쓴다. 문서에 쓸 정식 표기는 공장수락시험(FAT)이다.
계약서에는 약어를 반드시 정의절에 박아 두어야 한다. 같은 "FAT"를 두고 한쪽은 제작사가 알아서 돌려 보는 사내시험으로, 다른 쪽은 발주자가 도장을 찍어야 출하되는 관문으로 이해하는 일이 실제로 자주 벌어진다.
혼동하기 쉬운 것
| 비교 대상 | 무엇이 다른가 | 언제 쓰나 | 잘못 쓰면 생기는 일 |
|---|---|---|---|
| 사내검사(제작사 자체 시험, routine test) | 입회자가 없다. 제작사 품질부서가 자기 기준으로 하고 성적서만 남긴다. FAT는 발주자 측 서명이 있어야 성립한다 | 제작 공정 중 상시 | 사내 성적서를 FAT 성적서로 갈음하면, 나중에 문제가 터졌을 때 "발주자가 확인한 적 없다"는 다툼이 생긴다 |
| SAT(현장수락시험) | 장소와 조건이 다르다. FAT는 공장의 모의 조건(임시 전원·모의 신호·시험용 유체), SAT는 현장의 진짜 조건(실제 전원·실제 배관·실제 상위 제어) | FAT는 출하 전, SAT는 설치 완료 후 | FAT에서 확인한 항목을 SAT에서 또 요구하거나, 반대로 인터페이스 확인을 FAT에서 다 봤다고 넘기면 현장에서 통신 불통·오배선이 뒤늦게 드러난다 |
| 커미셔닝 | FAT는 장비 단위의 일회성 관문, 커미셔닝은 시스템 전체가 발주자 요구대로 작동함을 검증·문서화하는 긴 프로세스. FAT는 커미셔닝 계획서 안의 한 항목으로 들어간다 | FAT는 조달 단계, 커미셔닝은 시공 후반~인계 | FAT 합격을 "검증 끝"으로 받아들여 커미셔닝 인력·기간을 안 잡으면, 낱개 장비는 다 정상인데 시스템은 안 도는 상태로 준공일을 맞는다 |
| 납품검수(수입검사) | 검수는 현장 도착 후 수량·외관·손상·서류 확인이다. 성능을 보지 않는다 | 자재 입고 시점 | 검수 도장을 성능 승인으로 오해해 개봉·설치까지 마친 뒤 반품 사유를 발견하면, 운반비·재제작비 부담자가 불분명해진다 |
현장에서 실제로
"다음 주 화요일 ○○ 공장에서 FAT 잡았습니다. 감리 두 분, 발주처 한 분 일정 잡아 주세요."
배치플랜트 계량 컨트롤 패널 FAT라면, 하루 종일 하는 일은 단순하다. I/O 리스트를 한 줄씩 짚어 가며 입력을 강제로 넣고 출력이 뜨는지 본다. 로드셀 시뮬레이터로 계량값을 흔들어 보고 인터록이 걸리는지 본다. 비상정지를 눌러 놓고 기동이 안 되는지 확인한다. 펌프 FAT라면 시험 벤치에서 유량을 잡아 가며 성능곡선 위 3~5개 점을 찍고, 진동·소음·베어링 온도를 기록한다.
끝나면 반드시 남는 것이 펀치리스트다. "명판 용량 오기", "단자대 번호 도면 불일치", "도장 색상 상이" 같은 항목에 조치 기한과 담당을 적고 양측이 서명한다. 이 종이가 없으면 FAT를 한 것이 아니라 공장 견학을 한 것이다.
실무에서 틀리면 생기는 일
- FAT를 생략하고 출하 — 현장에서 오배선·용량 미달이 드러나면 벤더 엔지니어 재출장, 크레인·고소차 재수배, 주변 배관 해체가 따라온다. 공장에서 십수만 원이면 끝났을 단자 수정이 현장에서는 수백만 원과 며칠의 공정 지연이 된다.
- 시험 항목을 벤더가 정하게 둠 — 벤더는 자기가 자신 있는 항목만 보여 준다. FAT 프로시저(시험 절차서)를 발주자가 사전 승인하지 않으면, 정작 걱정하던 조건(최저 유량, 최고 온도, 통신 이중화 절체)은 끝내 확인되지 않는다.
- 기성 지급 조건과의 연결을 놓침 — 많은 계약이 "FAT 합격 후 출하, 출하 후 기성 ○%"로 묶여 있다. 조건부 합격을 서면 없이 구두로 처리하면 대금 지급과 하자 책임의 기준선이 사라진다.
- 기록 부실 — 성적서에 시험기 교정 성적, 측정값 원데이터, 입회자 서명이 없으면 준공서류 심사에서 되돌아온다.
수치와 규격
FAT 자체의 압력·시간 같은 수치는 규격이 아니라 구매시방서와 계약서가 정한다. 참고할 수 있는 기준은 다음과 같다.
- IEC 62381 — 프로세스 산업 자동화 시스템의 FAT·SAT·SIT(현장통합시험) 절차를 정의한 국제규격. 계장·제어 패널 FAT의 항목 구성을 잡을 때 출발점으로 쓴다.
- 밸브 — 시트 누설·셸 시험은 API 598 또는 ISO 5208의 누설등급을 인용해 합부 판정 기준을 명시한다.
- 회전기기 — 성능곡선 확인점 수, 진동 허용치, 시험 지속시간은 해당 기기 시험방법 규격과 시방서에 따라 다르다. 임의로 "보통 이 정도"로 합의하지 말고 문서에서 근거를 찾아야 한다.
자주 받는 질문
FAT는 꼭 직접 가야 하나요? 영상으로 대체해도 되나요?
원격 FAT(화상 입회)는 실제로 널리 쓰이지만, 측정기 눈금과 시험 대상이 한 화면에 같이 잡히는지가 관건이다. 화면에 계기값만 크게 잡히면 그 값이 이 장비의 값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원격으로 할 때는 촬영 방식과 원데이터 제출을 절차서에 미리 못박는다.
펀치리스트가 남았는데 출하해도 되나요?
"조건부 합격"으로 처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현장에서 고칠 수 있는 항목만 조건부로 넘기고, 공장 설비가 있어야 고칠 수 있는 항목(재용접, 재도장, 축 교정)은 절대 넘기지 않는다. 이 구분을 서면으로 남긴다.
FAT에 합격하면 하자 책임이 없어지나요?
아니다. FAT 합격은 "그날 그 조건에서 이 항목이 규정을 만족했다"는 확인일 뿐이다. 숨은 하자와 보증기간 책임은 계약서의 보증조항이 따로 규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