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
설치가 끝난 뒤 현장에서, 실제 전원·실제 배관·실제 상위 제어에 물린 상태로 장비를 확인하고 인수 여부를 판정하는 시험. FAT가 통과한 장비라도 여기서 떨어지는 이유는 대부분 '연결부'에 있다.
한 줄 정의
설치를 마친 장비를 현장의 실제 조건(실제 전원·유틸리티·주변 배관·상위 제어)에 물린 상태로 확인하고, 발주자가 인수해도 되는지를 판정하는 시험.
어원과 표기
영어 Site Acceptance Test의 머리글자로, FAT와 짝을 이루는 말이다. 현장에서는 "샛"으로 읽거나 "현장검사"로 부른다. 문서 정식 표기는 현장수락시험(SAT)이다.
주의할 표기가 하나 더 있다. 여러 벤더의 장비를 서로 붙여서 확인하는 시험은 SIT(현장통합시험, Site Integration Test)로 따로 부른다. 국내 현장에서는 SIT를 SAT 안에 뭉뚱그려 쓰는 경우가 많은데, 벤더가 여럿일 때는 이 둘을 나눠 적어야 책임 경계가 선다.
혼동하기 쉬운 것
| 비교 대상 | 무엇이 다른가 | 언제 쓰나 | 잘못 쓰면 생기는 일 |
|---|---|---|---|
| FAT | 장소·조건·환경이 다르다. FAT는 공장의 통제된 환경에서 모의 신호로, SAT는 현장의 실제 전원 품질·접지·주변 진동·실제 유체로 확인한다. 실패의 원인도 다르다 — FAT는 제작 결함, SAT는 설치·연결·인터페이스에서 주로 터진다 | FAT는 출하 전, SAT는 설치 완료 후 | SAT를 "FAT 다시 하기"로 짜면 하루를 이미 검증된 항목에 쓰고, 정작 접지·통신·인터록 같은 현장 고유 항목을 못 본다 |
| 커미셔닝 | SAT는 장비/서브시스템 단위의 합격 판정이고, 커미셔닝은 그 결과들을 모아 플랜트 전체가 설계 의도대로 도는지를 검증·문서화하는 프로세스다. SAT는 커미셔닝 일정표 안의 한 마일스톤 | SAT가 먼저, 통합 커미셔닝이 나중 | SAT 합격을 커미셔닝 완료로 처리하면, 개별 장비는 전부 합격인데 연동 시퀀스에서 멈추는 상태로 인계일이 온다 |
| 시운전 | 시운전은 돌려 보는 행위, SAT는 그 결과를 규정 기준에 대고 합·부를 찍는 절차다. 시운전 데이터가 SAT 성적서의 근거가 된다 | 시운전 중/후에 SAT 판정 | 합부 기준 없이 "잘 돌더라"로 시운전을 끝내면 SAT 성적서를 쓸 수 없고, 인수 시점이 계속 미뤄진다 |
| 준공검사(인수인계) | 준공검사는 계약 전체의 완성 여부를 보는 행정 절차로, 서류·수량·법정검사까지 포함한다. SAT는 그중 기술 확인 한 조각 | SAT 통과 후 준공검사 | SAT 성적서를 준공서류 양식에 맞춰 두지 않으면, 기술적으로는 다 끝났는데 서류 반려로 준공이 밀린다 |
현장에서 실제로
"패널은 FAT 다 통과한 건데 왜 안 돌아요?" — SAT 첫날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다. 대개 답은 장비 안이 아니라 장비 사이에 있다.
- 공장에서는 시뮬레이터로 넣던 신호를 현장에서는 실제 센서가 넣는다. 4~20 mA 극성이 뒤집혀 있거나, 실드 접지를 양단에서 잡아 노이즈가 올라온다.
- 공장 전원은 깨끗했지만 현장에서는 인버터 몇 대가 같은 반에 물려 있다.
- 상위 SCADA의 태그명이 벤더 태그명과 한 글자 다르다.
- 배관은 붙었는데 플러싱을 안 해서 스트레이너가 시운전 30분 만에 막힌다.
그래서 SAT 절차서는 "장비가 동작하는가"보다 "연결이 살아 있는가"를 앞에 놓는 편이 실전적이다. 루프 체크(센서 → 케이블 → 카드 → 화면값), 인터록 강제 시험, 정전 후 복전 시 재기동 거동, 비상정지 계통 순으로 짠다.
실무에서 틀리면 생기는 일
- 선행조건 없이 SAT 일정을 잡음 — 배관 플러싱·수압시험 미완료, 전기 절연저항 미측정, 계장 루프 체크 미완 상태에서 벤더 엔지니어를 부르면 그날 하루를 대기로 태운다. 재출장 비용의 부담자를 두고 분쟁이 생긴다.
- 인터페이스 책임 경계 불명확 — A사 패널과 B사 설비가 안 붙을 때, SAT만 있고 SIT가 없으면 서로 상대 탓을 한다. 계약 단계에서 "통합 시험의 주관자"를 지정해 두어야 한다.
- 조건부 인수의 남용 — "일단 가동은 되니 인수하고 나머지는 나중에"로 넘기면, 인수와 동시에 위험 부담과 유지관리 책임이 발주자에게 이전된다. 미결 항목은 반드시 하자 목록·기한·유보금과 함께 서면으로 남긴다.
- 지연 배상과의 연결 간과 — SAT 합격일이 준공일 판정의 기준이 되는 계약이 많다. 합격일을 구두로 미루면 지체상금 산정 기준이 흔들린다.
수치와 규격
SAT의 항목과 합부 기준은 계약서·구매시방서·커미셔닝 계획서가 정한다. 범용 수치 규격은 없다고 보는 편이 맞다. 참고 축은 다음과 같다.
- IEC 62381 — 프로세스 산업 자동화 설비의 FAT / SAT / SIT를 각각 정의하고 시험 범위를 구분해 둔 국제규격. SAT와 SIT의 경계를 문서로 못박을 때 인용한다.
- 법정검사와의 구분 — 압력용기·승강설비·전기설비 등은 법령에 따른 별도 검사가 있고, 이는 SAT 합격 여부와 무관하게 반드시 받아야 한다. SAT 성적서가 법정검사를 대신하지 못한다.
- 연속운전 시간, 성능 보증치의 허용오차, 재시험 조건 등은 현장·시방서에 따라 다르다. 임의 관행값을 적용하지 말고 계약 문서에서 확인한다.
자주 받는 질문
FAT를 했는데 SAT를 또 해야 하나요?
해야 한다. 두 시험이 확인하는 위험이 다르다. FAT는 "제작이 시방대로 되었나", SAT는 "현장에 제대로 붙었나"를 본다. 다만 SAT 항목에서 FAT 중복분은 덜어내고 인터페이스·환경 항목을 채우는 것이 옳은 설계다.
SAT에서 떨어지면 누가 비용을 부담하나요?
원인에 따라 갈린다. 제작 결함이면 벤더, 설치·타 공종 미비면 시공사, 선행조건 미충족 상태에서 부른 것이면 부른 쪽이 대기·재출장 비용을 진다. 그래서 SAT 절차서에 선행조건(Pre-requisite) 체크리스트를 반드시 넣는다.
SAT와 시운전을 같은 날 몰아서 해도 되나요?
규모가 작으면 가능하지만, 시운전에서 나온 데이터를 근거로 SAT 판정을 하는 구조여야 한다. 순서가 뒤엉키면 성적서의 근거가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