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일네일
굴착면·깎기 비탈면에 긴장력을 넣지 않은 보강재를 촘촘히 박아 흙 자체를 저항체로 만드는 지반 보강 공법이다. 자유장에 프리스트레스를 거는 어스앵커, 암반을 꿰는 록볼트와 갈리는 지점은 '흙이 움직여야 힘이 나온다'는 성질이다.
소일네일은 굴착면이나 깎기 비탈면에 긴장력을 넣지 않은 보강재를 촘촘히 박아 흙 자체를 하나의 저항체로 만드는 지반 보강 공법이다. 천공한 구멍에 이형철근을 넣고 전 길이를 그라우트로 채워, 흙과 철근 사이의 주면마찰로 저항한다. 국가건설기준은 이 보강재를 '네일' 한 단어로 적는다.
표기가 갈라져 있다 — 네일과 쏘일네일링
영어 soil nail(soil nailing)을 그대로 옮긴 말이다. 현장에서는 소일네일·쏘일네일·쏘일네일링이 섞여 쓰이고, 외래어 표기로는 된소리를 쓰지 않는 소일네일링이 맞다. 그런데 설계기준 KDS 11 70 15(비탈면 보강공법)와 지반공사 시방서는 공법명 없이 '네일' 로만 쓴다.
그래서 같은 부재가 서류마다 다른 이름으로 나타난다. 구조계산서에는 '네일 인발저항력', 도면에는 '네일 배치도'로 적히고, 업체 제안서와 견적서에는 '쏘일네일링 공법 일식'으로 적힌다. 대조하는 사람이 둘을 다른 것으로 읽으면 물량이 두 번 잡히거나 한 번도 안 잡힌다. 반대로 '네일'만 떼어 쓰면 암반용 록볼트·락네일과 섞이므로, 문서에 처음 나올 때 한 번은 소일네일(soil nail)로 풀어 적는 편이 안전하다.
어스앵커·록볼트와 어디서 갈리나
| 대상 | 무엇이 다른가 | 언제 쓰나 | 바꿔 쓰면 생기는 일 |
|---|---|---|---|
| 어스앵커(그라운드앵커) | 자유장과 정착장을 나누고 강선에 프리스트레스를 걸어 변위가 생기기 전에 미리 힘을 넣는다. 네일은 자유장이 없고 전 길이가 정착부이며 긴장을 걸지 않는다 | 배면 변위를 허용할 수 없는 인접 건물·도로·매설관이 있을 때 | 단가만 보고 네일로 바꾸면, 힘은 흙이 움직인 뒤에야 나온다. 그 움직임이 곧 이웃 건물의 침하다 |
| 록볼트(락볼트) | 대상이 흙이 아니라 암반이다. 절리로 갈라진 암괴를 꿰어 붙이는 것이 목적이고 선단정착·전면정착처럼 정착 방식이 따로 있다 | 터널 굴착면, 암반 비탈면 | 토사 구간에 록볼트 사양을 그대로 옮기면 주면마찰을 산정할 근거 자체가 사라진다 |
| 엄지말뚝+토류판 같은 흙막이 벽체 | 벽체가 먼저 서서 토압을 받는다. 네일은 벽체가 아니라 흙을 보강하고, 전면 숏크리트는 표층이 흘러내리지 않게 잡는 표면재에 가깝다 | 토압을 벽체 휨으로 받아야 하는 깊은 굴착 | 네일 전면판을 벽체로 놓고 벽체 강성으로 계산하면 실제 거동과 어긋난다 |
| 보강토옹벽 | 성토를 쌓아 올리면서 보강재를 깐다(아래에서 위로). 네일은 이미 있는 지반을 깎아 내려가며 넣는다(위에서 아래로) | 새로 흙을 쌓는 성토 비탈면 | 시공 순서가 반대라 단계별 안정 검토식이 통째로 다르다 |
네일이 맞는 자리인지 가르는 순서
첫 관문은 지반의 강도가 아니라 배면 변위를 얼마나 줘도 되는가다. 네일은 흙이 움직여 마찰이 깨어나야 힘을 내는 수동적 부재라, 저항력과 변위가 한 몸이다. 흙막이 벽체의 수평변위를 굴착깊이의 0.2~0.3 % 안쪽으로 관리하는 것이 통상인데, 배면 건물이 그 값을 못 받으면 네일 단독은 후보에서 빠지고 앵커나 강성 벽체로 간다.
다음이 인발저항력이다. 설계에서는 지반 정수로 추정하지만 이 값은 현장 인발시험으로 확인해야 하는 추정치다. 한국지반공학회 기술강좌는 설계에 쓰는 극한주면마찰저항력의 상당수가 외국 실험값에서 온 것이라 국내 지반에 그대로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그 다음에 안정해석으로 넘어가 아래 값과 대조한다.
| 항목 | 값 | 어디서 온 값인가 |
|---|---|---|
| 네일의 인장·전단 안전율 | 평상시 2.0 / 지진시 1.5 | KDS 11 70 15 비탈면 보강공법 |
| 네일의 극한 인발 안전율 | 평상시 3.0 / 지진시 2.0 | 같은 기준 |
| 비탈면 자체의 기준안전율 | 건기 1.5 / 우기 1.3 | KDS 11 70 05 쌓기·깎기 설계기준 |
| 단계별 연직 깎기 깊이 | 토사에서 2 m 이내 | 시방 제한. 현장에서 가장 자주 깨지는 조항이다 |
| 압력식 그라우팅 주입압 | 0.5~1.0 MPa | 공법 자료·시공사례 논문의 관행값이다. 설계기준이 정한 수치가 아니다 |
이 공법이 성립하지 않는 조건
점토에서는 시간이 가면서 크리프 변형이 진행돼 마찰이 설계대로 유지된다고 보기 어렵다. 초기 저항이 작아 네일 본수만 늘어나는 결과가 되기 쉬우므로 다른 공법을 먼저 검토한다.
지하수도 조건이 아니라 제약이다. 전면 숏크리트가 물길을 막아 배면에 수압이 쌓이는데, 이 공법은 원래 벽면 배수를 붙이기 까다롭다. 지하수위가 높은 사질토라면 천공 구멍이 무너지고 보일링까지 따라온다.
대지 경계도 걸린다. 네일은 앵커보다 짧아 자기 땅 안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지만, 나가면 회수할 수 없는 영구 잔존물이 남의 땅에 남는다. 강선을 빼내는 제거식이 있는 앵커와 달리 네일은 뽑는 방법이 없다. 존치기간도 마찬가지다. 가설 사양으로 넣은 네일을 영구 구조물로 전용하려면 방청과 부식 여유를 설계수명 기준으로 다시 잡아야 한다.
경력자가 자주 틀리는 다섯 가지
가장 흔한 것은 전단저항력과 인발저항력을 더하는 것이다. 한국지반공학회 기술강좌는 두 값 중 작은 값만 저항력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못 박는다. 더하면 안전율이 서류에서만 올라간다.
두 번째는 굴착이 다 끝난 상태만 놓고 모든 네일이 부재 능력을 전부 발휘한다고 계산하는 것이다. 네일은 그 단계까지 실제로 생긴 변위만큼만 저항하므로, 단계별로 보지 않으면 안전율을 과대평가한다.
세 번째는 앵커를 오래 다룬 사람이 네일에도 프리스트레스를 넣으려는 것이다. 전 길이가 그라우트로 붙어 있어 긴장이 실릴 자유장이 없다. 넣으려면 자유장을 만드는 별도 구조여야 하고, 그것은 이미 네일이 아니다.
네 번째는 하중 검증 습관의 차이다. 앵커는 시공 직후 인장 작업에서 하중이 그 자리에서 확인되지만, 네일은 확인시험을 따로 하지 않으면 설계 인발력이 검증된 적이 없는 상태로 묻힌다. 앵커 현장에서 넘어온 관리자가 이 차이를 놓치기 쉽다.
다섯 번째는 계측이다. 전면판 변위만 보고 지중경사계를 빼면, 표면은 멀쩡한데 안쪽 활동면이 움직이는 상황을 읽을 수단이 없다.
서류의 어느 칸에 나타나나
가시설 구조계산서에는 네일 길이·수평 및 연직 간격·경사각과 함께 인발저항력, 안전율 표가 실린다. 도면에서는 네일 배치도와 전면 상세도(숏크리트 두께, 와이어메쉬, 지압판)로 나뉜다. 내역서에서는 한 줄이 아니라 천공·네일 강재·그라우트·숏크리트·지압판이 각각 다른 단위로 잡히는데, 천공은 m, 강재는 본 또는 kg이라 물량 검토에서 자주 어긋난다.
검사 쪽에서는 인발 확인시험 성적서가 핵심 문서다. 하중과 변위가 단계별로 기록된 곡선, 시험 본수, 시험 위치가 함께 남는다. 여기에 계측 보고서(전면판 변위, 지중경사계, 인접 구조물 침하)가 붙는다. 앵커 공법이었다면 인접 토지 사용승낙서가 서류철에 있지만 네일에는 그 서류가 없다. 그래서 네일이 경계를 넘었는지는 아무도 서류로 확인하지 않는다 — 배치도에서 네일 끝점을 지적 경계에 겹쳐 보는 것은 설계 단계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자주 받는 질문
어스앵커보다 싼가. 본당 단가는 낮다. 다만 네일은 촘촘히 넣는 공법이라 본수가 훨씬 많고, 전면 숏크리트가 따라붙는다. 총액은 굴착 깊이와 지층에 따라 뒤집히므로, 갈림의 근거는 단가가 아니라 배면 변위를 허용할 수 있는가다.
인발시험은 몇 본이나 해야 하나. 본수는 시방서와 특기시방이 정한다. 그보다 결과를 좌우하는 것은 시험 위치다. 시험 네일을 좋은 지층에만 배치하면 전부 통과하고, 정작 취약한 층의 네일은 검증되지 않은 채 남는다. 시험 위치가 지층 단면에서 어디인지 성적서와 지질주상도를 겹쳐 확인한다.
네일이 녹슬면 어떻게 되나. 그라우트가 알칼리 환경을 만들어 철근을 보호하므로 그라우트가 전 길이에 빈틈없이 채워졌는지가 곧 내구성 조건이 된다. 주입량이 이론 공극량보다 뚜렷이 적게 들어간 구멍은 미충전을 의심한다.